누구나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한 선배가 해준 말인데 두고두고 곱씹게 된다. 여기서 세상은 다양하며 개인은 한 개 이상의 세계를 소유한다. 이하에서 지구촌 세계라 표현할 세계는 각 개인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진다. 그러나, 지구촌 몇 십억년 역사의 몇 십억 생물 중 하나로서 강요된 수동성, 종속성, 유한성을 참지 못하는 개인은 자기만의 세계를 하나둘씩 창조하기 시작한다. 창조된 세계는 가정, 비즈니스, 학문분야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이 속에서 개인은 창조주가 되어 능동성과 존속성을 얻으며, 그 매력을 맛본 이들에게 세계의 유지와 확장은 삶의 동기가 된다. 동기와 책임감을 기반으로 이들은 부지런히 자식을 낳고, 사업을 확장하고, 연구를 한다.
Seongam
여러 유명한 소설들이 이러한 계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 인간계와 마법계가 상호작용하고 있다. 조앤롤링은 마법계라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인간계에 속한 인간들이 마법계가 개연성을 가지고 있어 공감을 얻어낸다. 이를 통해 존속성이 유지된다. 최인호의 상도라는 소설을 보면, 임상옥이 만들어낸 과거의 만상계와 현재의 기업가가 만들어낸 기업계가 서로 연결된다. 이외에도 많은 소설들이 이러한 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학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계를 만들고, 그 계를 통해 기존의 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잘 설명한다면 그 계는 존속성을 가진다고 본다. 겔만의 베이즈계와 같이 포리스터 교수가 만들어낸 시스템 다이나믹스 또한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였다고 생각한다. 카오스이론에서는 작은 것에 있는 현상과 큰 것에 있는 현상이 동일하다는 프랙탈을 다룬다.
이 블로그의 주인 또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그 원리가 단순할수록 파워풀할 것이다. 단순함은 복잡함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유념할 것은 만들어낸 세상이 논리적인지, 합리적인지 등에 대한 논의는 그 세상 안에서 증명하기는 어렵다는 괴델의 불완전성 이론이다. 불완전성 이론 또한 하나의 계라고 볼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그렇게 여겨지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무게감이 있다는 의미다. 어떤 계가 잘 되었는지를 평가할 때는, 그 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 정도는 있는 것 같다.
의사결정과 관련된 계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접근방식은 여럿 있다. 하나가 주체에 대한 것이고, 하나가 시간에 대한 것이다. 주체에 대한 것은 개인, 집단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시간에 대한 것은 시계열에 대한 문제 vs 특정 시점에서의 변수간의 관련성을 보는 구분 등이다. Simon의 Bounded Rationality나 타일러의 인간행동이론 등은 주체에 대한 게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최근들어 AI가 등장하는 것은 사람과 컴퓨터라는 계가 구분된다. 또 다른 축을 하나 만들어낸다면 의미가 클 것이다. 그 축이 무엇이 될지는 학의 수준이 짧아서 모른다.